일상용품에 LiDAR 기술 접목 ‘학부생 최초 CES 혁신상’
변주영 LUX Lab 대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주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에서 변주영 LUX Lab 대표가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상했다. CES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제품 박람회로 반도체, IoT 등 28개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제품을 설계한 기업에게 혁신상을 수여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전 세계 37개국 20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변 대표는 학부 3학년인 지난해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라이다) 기술을 활용한 2개 제품을 출품, △접근성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3개 부문의 혁신상을 차지했다. 특히 삼성, LG, 인텔, 소니 등 굵직한 대기업들 사이에서 국내 학부생 최초로 CES 혁신상을 받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올해 2월 조기졸업을 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며 LUX Lab 운영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글=조자경 학생기자 ㅣ 사진=최윤원 기자
Q. ‘라이다’는 어떤 기술인가요.
“라이다는 레이저를 물체에 보내서 반사되는 신호를 받아 물체의 거리와 각도를 측정하는 센서입니다. 레이더와 원리가 비슷하지만 레이더는 전파를,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죠. 라이다 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나 비행기에 많이 사용되는데, 저는 이를 이용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제품이 바로 ‘LUX D102’라는 샤워기와 탁상용 목 건강관리 디바이스 ‘LUX Neck Care’입니다.”
Q. CES에서 수상한 제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LUX D102는 동작 인터페이스 샤워 시스템입니다. 샤워 시 손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동작만으로 수온과 수압을 조절합니다. 버튼을 누르거나 레버를 돌리는 등 힘을 가할 필요가 없고, 기존 센서와 다르게 습한 환경에서도 사용자의 동작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또 혼자 힘으로 샤워가 어려운 노약자나 장애인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LUX Neck Care는 사용자의 턱과 얼굴 위치를 측정해 앉은 자세를 분석하는 기기입니다.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가 굽거나 거북목이 되면 빛 신호를 통해 사용자에게 자세를 교정하라고 알려줍니다. 두 제품 모두 라이다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아 LUX D102는 접근성과 스마트홈 부문, LUX Neck Care는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에 선정됐습니다.”
Q. LUX Lab을 창업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해서 발명대회에 자주 나갔고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모교 2학년 때 ‘아이디어팩토리(아이디어 발굴-구현-사업화 전 주기를 경험하는 제작 공간)’를 처음 알게 됐어요. 그곳에서 다양한 센서를 연구하고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들면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에 점차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이후 창업지원단에서 운영하는 창업동아리를 시작으로 창업융합전공을 이수하고 관련 대회도 참가하며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산학협력단 기술사업화센터 산하 ‘디자인랩’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업화 사전 검증을 통해 라이다 기술을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곳입니다. 창업지원단은 창업 자금을 제공하고 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게 지원해줬습니다. 물론 일이 항상 잘 풀렸던 건 아닙니다. LUX Lab 설립 전에도 4차례 창업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어요. 그러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재도전한 결과 LUX Lab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 LUX Lab이 보유한 기술 특허를 가지고 기업 간 협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번 CES가 끝나고 애플, 현대모비스, 화웨이 등 몇몇 기업과 전기자동차에 라이다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희는 LUX D102나 LUX Neck Care 제품 자체의 상용화보다는 제품에 탑재된 시스템, 즉 알고리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라이다 기반 동작·자세 분석 알고리즘을 가전제품 전문기업에 매각해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로스쿨에 입학해 법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LUX Lab의 기술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지식을 겸비한 CEO가 되고 싶습니다. 생소한 분야라 어려움이 많지만, LUX Lab이 더 큰 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