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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이인의 감독 2021-04-22 09:52:20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841   |   추천  121

낯선 세상으로 첫걸음을 뗀 청춘들의 이야기

 

영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이인의 감독




 

“잘 들려요?” 부당해고 노동자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묻는다. 영화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그들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전해지고 주인공은 대답한다. “예, 듣고 있어요.” 이인의 감독은 지난 10여년간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며 해외입양, 실향민 등 우리 사회의 아픈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마침내 이 감독은 그 이야기들을 담아 올해 1월 28일 첫 장편영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을 세상에 선보였다. 다큐멘터리 감독 지망생 민규, 통역 아르바이트 한나, 해외입양아 주희가 서로 관계를 맺고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 감독이 던지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외면했던 주변과 우리도 ‘가나다’부터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의 영화는 세상으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나다’는 영화 전체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 ‘가나다’는 처음 마주하는 세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의미한다. 생활고에 지쳐 다큐멘터리 촬영을 그만둘까 생각하던 민규는 선배 감독인 상규의 제안으로 해외입양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친엄마를 찾아 프랑스에서 온 해외입양아 주희와 피겨스케이터의 꿈을 접고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나를 만난다. 지금까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은 다큐멘터리를 매개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그들을 둘러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 같은 ‘시작이 주는 설렘’은 한나가 민규에게 “이런 게 가나다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새로운 세계와 사람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풋풋함과 놀라움, 그로 인한 공감과 성장이 작품의 핵심 정서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탄생 배경은 상당히 흥미롭다. 먼저 이 감독은 민규와 상규에 각각 자신의 20대와 현재의 모습을 투영했다. 보다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는 연출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 인물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한편 관객이 몰입하게 되는 캐릭터는 바로 한나다. “사실 한나는 제가 제공하는 일종의 가이드와 같습니다. 통역으로 일하며 다큐멘터리 세계를 처음 접하는 한나의 시선을 관객들이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했습니다.” 한나를 통해 관객들은 다큐멘터리 세계의 ‘가나다’로 입문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감독은 20대 재기발랄한 청춘들의 시선으로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문제를 풀어냈다. 세계적인 기타 제조업체 콜트콜텍의 해고 노동자, 입양된 나라와 태어난 고국 중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해외입양아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뤘다. 그는 미디어에 드러나지 않은 문제의 이면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한다.

 



 

 

“일부 뉴스에서는 노동자의 투쟁이나 파업을 보도할 때 폭력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하지만 실제 농성은 지루한 시간을 버티는 게 대부분입니다. 무관심을 견디는 거죠. 해외입양아 문제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모르는 ‘진짜 문제’가 더 많아요.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해외로 입양 보낸 아이들이 대략 20만명입니다. 그리고 한 해에 1500~2000명이 친부모를 찾으러 한국에 오는데, 성공 확률이 3%밖에 되지 않습니다. 요즘엔 DNA 대조를 통해 친부모를 찾는데, DNA를 등록한 부모의 수가 적고 당시 기록은 정확치 않아서 찾기가 힘들어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정보를 얻을 수도 없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문제들에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의 너무 불편한 곳을 건드린 탓일까. 영화를 개봉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4년 시나리오를 완성했음에도 3년 동안 제작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는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영화에 많이 포함돼있어서 제작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에서 실향민 ‘앵두 할머니’ 이야기를 떼어내 옴니버스 영화 ‘그리다’의 연출에 참여했고, 이 작품은 통일부의 지원을 받아 2017년에 개봉했다. 이후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는 데 성공해 2019년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제작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바로 찾아온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개봉을 미뤄야 했고, 시나리오를 완성한 지 7년이 지난 올해 비로소 관객을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처음 영화감독의 꿈을 갖게 된 건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을 본 후다. “아비정전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홍콩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연출을 보여줬어요. 충격을 받을 정도였죠. ‘영화도 이렇게 색다르게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을 꿈꾸게 됐어요. 제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다큐멘터리에 입문한 계기도 비슷하다. 어느 날 선배 감독의 부탁으로 다큐멘터리 촬영 지원을 나갔는데, 그 현장에서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 감독은 뮤지션 이장혁을 그린 다큐멘터리 ‘이장혁과 나’를 만들면서 동료 감독들과 도움을 주고받았다. 다큐멘터리 제작환경은 열악하기 때문에 감독들은 흔히 서로 손을 보태곤 했다. 특히 ‘기타(其他/Guitar)이야기’, ‘꿈의 공장’ 등 콜트콜텍 노동자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김성균 감독의 촬영을 지원하며 몰랐던 세계를 알아갔다. 이렇게 쌓인 이야기들이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의 뼈대를 이뤘다.

첫 장편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지금, 그는 이후 어떤 길을 구상하고 있을까. 이 감독은 현재 추리를 기반으로 한 스릴러 영화를 준비 중이다. 의외의 장르에 놀라 되물으니 “제작사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던 시절부터 스릴러가 전문 분야였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또 그는 영화뿐만 아니라 유튜브,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대중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매체라면 영화가 아니더라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또 어떤 소재가 저를 사로잡을지 모르잖아요. 당분간은 대중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활동에 전념하고 싶어요.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데, 하루빨리 창작자들이 제자리를 찾고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글=민경산 학생기자 ㅣ 사진=이봄이 기자, 본인 제공

 

[출처] 영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이인의 감독|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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