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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효제 사진작가 2021-04-22 10:21:26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1622   |   추천  123

6.25 참전용사를 기록하는 사진작가

 

현효제 사진작가




 

70년 전 6·25전쟁에서 진 빚을 갚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람이 있다.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화제가 된 사진작가 현효제(라미 현) 동문이다. 현 동문은 2017년부터 6·25전쟁 참전국을 방문해 참전용사의 사진을 무상으로 찍어주는 활동, 일명 ‘프로젝트 솔저 KWV(Project Soldier: Korean War Veteran)’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촬영한 참전용사는 1400여명. 촬영이 끝나면 항상 “사진값은 이미 70년 전에 지불하셨습니다(Thank you for your service for our country)”라는 말과 함께 사진을 액자에 넣어 참전용사에게 전달한다. 그 속에는 70년 전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이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이 담겨 있다.

현 동문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모교 사학과에 입학했지만 학업은 마치지 않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군대에서 컴퓨터 그래픽 담당 특기병(CBT병)으로 복무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예술대학(AAU)에서 시각효과를 공부한 그는 유명 디렉터에게 “빛을 잘 다루려면 사진을 많이 찍으라”는 조언을 듣고 카메라를 샀다. 1년간 10만장 넘게 사진을 찍으면서 그는 사진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전공도 아닌 사진이 그의 업(業)이 된 이유다.



 

프로젝트 솔저는 군인과 참전용사, 유니폼을 입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다양한 이들의 삶과 모습을 기록해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작업이다. 프로젝트 솔저의 네 번째 기획이 바로 6·25전쟁 참전용사를 조명하는 KWV 프로젝트다. 군인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남긴다는 발상은 2013년 육군 1사단 홍보 영상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당시 만난 한 육군 원사의 말이 그에게 큰 울림을 줬다. “28년 군 생활을 한 원사님이 ‘나라에는 부끄럽지 않지만 한 가정의 남편이나 아버지로서는 부끄럽다’고 말하더라. 30년 만기 전역을 하고 처음으로 가족 여행하는 게 소원이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그분들은 자기 인생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나라를 지킨다고 희생하는데, 한때 군인을 ‘군바리’라고 비하했던 나 자신이 창피했다. 그래서 군복 입은 사람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2016년 군복 사진전을 개최한 현 동문은 우연히 전시장에서 미 해병대 출신의 6·25전쟁 참전용사 살 스칼레토(Sal Scarlato)를 만났다. 외국군 참전용사를 직접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의 눈에서 느껴지는 광채와 자부심이 남달랐다. ‘남의 나라 전쟁에 참여했는데 어떻게 저런 자긍심을 느끼는 걸까.’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 해외 참전용사를 먼저 찾아나섰다. 프로젝트 솔저 KWV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프로젝트 대부분은 현 동문의 사비로 진행된다. 항공권, 이동 경비, 액자값 등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수차례 카메라와 렌즈를 팔고 운영하던 스튜디오를 정리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떠났지만, 늘 어디선가 기적 같은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다. 차로 태우러 오거나 식사와 잘 곳을 내어주는 이들이 있었다. 현 동문은 이러한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프로젝트가 멈추지 않고 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요즘은 비영리적 후원이나 펀딩, 참전용사 달력 판매 등을 통해 경비를 마련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용사는 미군 윌리엄 웨버(William Weber) 대령이다. 공수부대원으로 참전해 오른팔을 잃고 같은 날 오른쪽 다리마저 잃은 그는 현 동문과의 만남에서 “나는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나갔다. 그 의무를 다했으니 한국은 나에게 빚진 게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를 보며 자란 당시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에 가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이들이 참전한 전쟁이 한국전쟁이다. 그들이 자긍심을 느끼는 건 하나다. 본인이 처음 도착한 날 폐허였던 곳이 이렇게 성장했다는 것, 그들의 바람처럼 자유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힌 나라가 됐다는 것이다.”

현 동문은 한 명씩 참전용사를 촬영한 직후 매번 정중히 90도로 감사 인사를 한다. 프레임 안에 들어온 순간 참전용사로서 기록되고 싶은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고, 그 순간을 남기는 영광을 누리게 돼 감사한다는 의미다. 그가 생각하는 KWV 프로젝트의 진행률은 불과 10%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는 2023년까지 참전국 22곳을 방문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참전용사를 기록하고 싶다고 현 동문은 말한다.

 



 

그는 메신저를 자처하며 사진 외에도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참전용사의 희생과 업적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우리가 참전용사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건 교육 덕분이다. 참전용사가 무엇을 위해 싸웠고 뭘 지키고 싶었는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국내나 해외에서 길을 걷다 보면 참전용사 모자를 쓰신 분들을 볼 수 있다. 그럴 때 감사하다는 인사 한마디라도 먼저 건네면 어떨까.”

현 동문의 사진전 ‘Searching for Korean War Veterans: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찾아서’는 이달 25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 에비뉴엘아트홀에서 열린다. 이후에는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글=김이재 학생기자 ㅣ 사진=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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