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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2021-06-23 14:33:13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492   |   추천  32



 

 

평연구원으로 입사해 20년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에 몸담은 이낙규 동문이 어느덧 생기원을 대표하는 수장이 됐다. 작년 2월 제12대 원장에 취임한 그는 생기원 30년 역사 중 3분의 2를 함께하며 조직의 성장과 제조기술 발전에 기여한 일원이다. 국내 생산기술 실용화 전문 연구기관인 생기원의 새로운 리더, 이 원장을 만났다.

생기원은 제조업 중심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사업화 지원을 목적으로 1989년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생산기술 분야 토종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계 수요에 발맞춰 실용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특히 생기원은 △뿌리산업기술 △융복합생산기술 △청정생산시스템기술을 3대 중점 영역으로 지정, 관련 기술의 개발 및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연구된 기술들을 전국 기업에 전수하고 지원하기 위해 서남, 동남, 대경, 강원, 울산, 전북, 제주 등 7개 지역본부와 40여개 특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인력은 3번째, 예산은 4번째로 많은 대규모 조직이다.



 

 

잠재력은 있지만 연구 여건이 열악해 기술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게 생기원은 든든한 동반자다. 생기원은 맞춤형 밀착 지원을 통해 기업의 성장의 돕는 ‘파트너기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파트너기업이란 생기원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은 일종의 가족회사다.

 

파트너기업에 선정되면 생기원과의 R&D 공동연구 시 우선권을 받으며, 전국 47곳의 개방형 실험실에 있는 연구장비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소규모 기업이 보유하기 힘든 석·박사급 전문 연구인력이 일정 기간 파견돼 현장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현재 생기원 파트너기업은 올해 3월 기준 4118개로, 이 중 기계금속 업종이 가장 높은 비중(50.1%)을 차지하고 있다.

이 원장의 취임 첫해는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갔다.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19의 여파가 생기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생기원은 ‘마스크 대란’ 해결에 크게 공헌했다. “작년 3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마스크 물량이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마스크에 들어가야 할 멜트블로운(MB) 필터가 부족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대량 생산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었죠. 정부 요청을 받고 생기원 융합기술연구소가 MB 부직포 양산용 제조설비를 투입해 밤낮없이 가동했습니다.

 

4월에는 저희가 마스크 15만장 분량의 필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공해 21대 총선이 무사히 치러질 수 있도록 도왔고, 그 후 수급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 필터 234만장을 공급했습니다.”

마스크 사례에서 보듯이 생기원이 다루는 기술 대부분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기계, 공정, 섬유, 화학, 로봇, 3D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연구소로서 수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원장은 생기원의 우수한 기술을 국민과 과학계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생기원 대표 기술을 선별해 ‘키테크(Key-Tech)’라고 명명했다. 중소·중견기업 기술혁신의 마스터키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이 동문의 주도 하에 소재·부품·장비산업부터 4차 산업혁명 기반 차세대 생산 시스템까지 143개 기술이 키테크에 선정됐다. 그가 이뤄낸 변화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키테크는 생기원의 과거와 현재를 이끌고 미래 제조업 발전을 선도할 유망한 기술입니다. 비유하자면 우리 원의 시그니처 메뉴인 셈이죠.”



 

그는 키테크의 대표 성과 중 하나로 에폭시 소재 기술의 국산화를 꼽았다. ‘에폭시 밀봉재’라 불리는 이 소재는 열경화성 고분자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 기반 복합소재다. 반도체칩을 밀봉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계기로 국내에서 반도체 소재를 국산화하자는 논의가 활성화됐습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쓰이는 에폭시 밀봉재의 대일(對日) 의존도는 87%나 됐습니다. 그러나 생기원이 저열팽창 성능이 뛰어난 에폭시 소재 기술을 구현해 우리 힘으로 여러 가지 반도체 패키징을 할 수 있게 됐죠. 일본 기업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뒤바꿀 수 있는 독보적 원천기술인 만큼 그 의의가 아주 큽니다.”

키테크와 더불어 이 원장은 지난 1년간 조직에 변화를 줬다. 기후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는 탄소중립(한번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 원장은 탄소중립 전환 트렌드에 발맞춰 전담 조직인 ‘산업환경그린딜산업단’을 신설했다. 최근 이 사업단은 제조업 온실가스·미세먼지 동시 저감 기술을 연구하는 24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을 수주했다.

이 동문이 거대 조직인 생기원을 매끄럽게 이끌어가는 비결은 그가 생기원에서 지낸 시간 속에 있다. 1985년 모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석·박사를 거쳐 2001년 생기원에 입사한 그는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장, 마이크로팩토리사업단장, 융합생산기술연구원장 등 다양한 보직을 역임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력은 융합생산기술연구원장이다. 현재 모교 ERICA캠퍼스에 있는 생기원 융합기술연구소의 전신이 된 곳이다. “정부 주도 하에 융복합 산업이 한창 활성화될 무렵 초대 원장으로서 연구소가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3년의 임기 중 거의 절반이 지났다. 이 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정부 출연금 비중을 높이고 제조산업 지능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정부 출연금이 지금보다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산업에 재택근무 등 언택트(untact)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데, 제조업은 여전히 현장 위주 업무가 많아요. 사람이 현장에 상주하지 않아도 생산에 문제가 없는 비대면 작업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정 자동화·최적화로 스마트제조를 구현하는 데 저희 생기원이 앞장서겠습니다.”

글=민경산 학생기자

사진=최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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