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췌장암 발생 위험도 최대 5배 높여”
윤재훈 교수(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초기증상이 없고 생존율이 낮아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췌장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췌장암 환자는 2015년 1만4914명에서 2019년 2만1219명으로 약 42% 증가했다. 생존율은 주요 암 중에서 가장 낮다.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약 11%에 불과하다. 위암과 대장암이 약 76%인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윤재훈 교수를 만나 췌장암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윤 교수는 소화기내과에서 담낭 용종, 담석증, 췌장암, 담낭암 등 췌장과 담도 관련 질환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췌장암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과 다른 특이점이 있다면.
“췌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발견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기발견은 특히 어렵고, 수술 가능한 시기에 발견되는 빈도도 낮습니다. 수술을 못하면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데 다른 암에 비해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항암제도 거의 없습니다.”
왜 조기발견이 힘든지.
“췌장암은 종양이 커져서 주변 장기에 영향을 주기 전까지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췌장은 복강 내 장기 중 가장 안쪽에 있어서 복부초음파로 자세히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췌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복부통증, 황달, 체중감소, 소화 장애, 당뇨병 등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복부통증은 약 90%의 환자에서 나타나고 명치 통증이 가장 흔합니다. 황달도 흔한 증상으로 눈의 흰자와 피부가 노란색으로 변하고, 소변이 진한 갈색이나 붉은색을 띕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지속적으로 체중이 감소하거나 소화 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또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췌장암과 연관된 2차적인 내분비 기능 장애가 당뇨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병이 생겼다면 췌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고 들었다. 조기 발견이 힘든 탓인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어렵기 때문인지.
“둘 다 해당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췌장의 위치 특성상 중요한 동맥에 침습되어 있거나 대혈관 침범이 있으면 종양이 작더라도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20% 정도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술 방법은 종양의 위치에 따라 다르며,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일정한 주기로 체내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합니다.”
췌장암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는 무엇인지.
“흡연은 췌장암과 관련이 깊습니다. 흡연자는 췌장암의 상대 위험도가 2~5배 증가합니다. 담배를 끊고 10년 이상 지나야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만큼 낮아집니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은 1.8배 높아집니다. 만성 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이것을 췌장암의 원인 질환으로 봅니다. 과도한 음주는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췌장암 발생과 간접적으로 관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계 가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명 이상 있거나, 발병한 나이와 상관없이 둘 이상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이 아닌지 의심해야 합니다. 의사와 상의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봄이 기자
[출처] [의료원] 윤재훈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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