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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터뷰] ‘채식감상문’ 저자 이미나 동문 2022-01-24 13:03:45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1003   |   추천  166

채식, 먹고 마시는 즐거움 그 이상의 가치

 

이미나 ‘채식감상문’ 저자, 작가


 



 

 

“맛에 살고 맛에 죽던 사람이, 씹고 뜯고 맛보면서 살아 있음을 느끼던 사람이, 먹고 마시는 일에 자신 있어 책까지 낸 사람이, 그런 사람이 갑자기 고기를 안 먹는다니. 먹을 때보다 비울 때가 더 좋다니. 다시 생각해도 황당하다.”

2020년 4월 ‘식후감상문’으로 데뷔한 작가 이미나 동문이 ‘채식감상문’이라는 책으로 돌아왔다. 이 책은 누구보다 고기와 음식을 사랑하던 이 동문이 채식을 하기까지 과정과 그로 인해 바뀐 삶의 모습을 담은 기록이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총 4번의 채식 여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친근한 필체로 유쾌하게 써내려갔다. 책 중간중간 삽입된 채소와 과일, 식물의 흑백 선묘화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언니 이미란 씨의 작품으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먹고 마시는 행복을 소개한 ‘식후감상문’과 달리 ‘채식감상문’에서는 비우는 것의 즐거움을 말한다. 김치찌개, 삼겹살, 호떡, 커피 등 50가지 음식에 얽힌 소중한 추억과 맛에 대한 예찬을 담은 전작과는 정반대다. ‘채식감상문’의 첫 문장이 ‘면목이 없다’로 시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 동문에게 음식은 애증의 대상이었다. 책에서 그는 자신이 ‘모태 비만’이었다고 밝혔다. 먹는 순간은 언제나 행복했고, 먹고 나면 살이 찐다는 죄책감에 괴로워 폭식과 다이어트를 반복했다. 인생에서 무너지고 일어나는 모든 과정에 늘 음식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 데 있어 음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금식기도였다. 이 동문이 알고 지내던 교회 목사로부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동체 금식기도에 동참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금식을 해본 적도 할 자신도 없어 망설였지만, 신앙의 힘을 빌려보고 싶은 생각도 들어 금식을 시작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일주일이 지나가자 점차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금식기도가 다 끝난 후 고기를 먹으니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돼 서서히 고기를 안 찾게 됐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채식을 이어갔다.

이 동문은 채식을 하면 편안함이 오래 간다고 말했다. “채식을 하니 몸이 한결 편해졌어요. 이 만족감을 계속 느끼고 싶어 스스로 절제하게 됐죠.” 실제로 채식은 그의 삶을 크게 바꿔놨다.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몸의 변화였다. 불필요한 독소가 빠지면서 몸에 균형이 잡혔고, 과거 울면서 다이어트를 할 때 느낀 고통스러움 없이 건강하게 살이 빠졌다. 음식에 대한 조절력이 생기면서 과식을 멀리하고 적당한 포만감, 식사와 식사 사이의 공복감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음식을 바라보는 감각이 다양해졌다. 가공하지 않은 생식 위주로 채소와 과일을 매일 먹으니 미각이 예민해지면서 식재료 본연의 색감과 맛에 집중하게 됐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채식의 중요성과 장점, 실천 사례 등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이 동문처럼 채식을 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좋아 보여서 채식을 하려 한다면 유의할 점도 있다. “대표적인 오해가 채식을 하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건데 사실 그렇진 않아요. 코끼리도 풀만 먹잖아요? 또 채식은 일반식보다 비싸기도 해요.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간단한 조리법으로 얼마든지 채식을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많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에도 채식 전문점이 점점 더 많이 생기는 추세라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아요. 한번 채식을 경험하면 ‘고기를 안 먹으면 뭘 먹어야 하나’ 같은 오해는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집단 문화가 강한 한국의 특성상 다같이 식사하는 분위기에서 채식을 이유로 먹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별나고 까탈스럽게 보는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채식을 시작하고 달라진 이 동문의 모습을 보고 주변 지인들도 하나둘 채식에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책을 읽은 독자 중 몇몇은 음식을 한꺼번에 다 끊지는 못하지만 설탕, 밀가루, 고기 순으로 채식에 도전해보겠다고 전해왔다. 친언니 이미란 씨는 육식을 계속하는 대신 가죽 제품은 안 쓰는 방향으로 뜻을 함께했다.

채식은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사는 지구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이 먹는 고기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 방식이 환경오염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 사료 생산에 쓰이는 화학 비료, 농장 운영에 필요한 화석 연료는 대기·토양·수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동문은 채식을 하기 전에는 이러한 문제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거창한 신념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도 채식을 통해 생각의 폭이 넓어졌어요. 우연한 기회에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게 됐는데 새로운 세상이 열리더라고요.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세상의 일원이라는 걸 크게 깨달았어요. ‘채식감상문’을 보면 첫 장에 나무 한 그루가, 마지막 장에 숲이 있는데 나무가 숲이 됐다는 의미예요. 우리가 고기를 덜 먹고 일회용품을 덜 쓰고 자연을 사랑하면 지구가 푸르러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이 동문은 ‘채식감상문’을 읽을 독자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모태 비만으로 태어나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을 반복하던 지난날 스스로를 학대하며 살았기에 ‘당신만은 그렇게 살지 말아 달라.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그는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음식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수고와 더 많은 생명의 희생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글=김이재 학생기자

사진=최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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