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에너지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플러그를 꼽으면 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스위치를 누르면 추운 방 안을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물처럼 사용하는 에너지는 원자력,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태양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해 생산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선 화석연료의 비중이 가장 높다. 화석연료는 대기·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자원의 양 또한 한정적인 탓에 세계적으로 사용량을 줄이는 추세다. 이에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대체 에너지원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에너지원들은 각각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해답을 제시하면서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는 공공기관이 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하 재단)의 윤기돈 대표를 만났다.
재단은 1992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원자력에 대한 국민 이해 증진을 목표로 활동했으나 점차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2017년 재단 명칭을 변경했다. 재단은 현재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정확한 에너지 정보를 제공하며, 국민이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문화를 실현하고자 활동하고 있다.
재단은 작년 6월 처음으로 ‘에너지 전환 디자인씽킹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국민들 스스로가 느끼는 에너지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책을 찾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원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대회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관심을 갖고 참여했어요. 그들이 우리 주변의 에너지 문제를 구체화하며 실행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아울러 토론회와 여론조사 등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 에너지 정책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윤 대표는 에너지 정책이 우리나라 각 지역의 실정과 환경에 맞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자체,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주민참여 소통프로그램인 ‘방방곡곡 e-전환 포럼’을 6회에 걸쳐 전국 4개 지역에서 개최, 지역별로 적합한 에너지원과 에너지 소비 방식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민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우리 재단의 역할이죠.”
또한 재단은 카드뉴스, 인포그래픽, 모션그래픽, 뉴미디어 동영상, 1인 크리에이터 등 에너지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에너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요즘 에너지와 관련된 가짜 뉴스가 워낙 많아요. 한쪽으로 치우친 내용들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그는 올바른 에너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며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에너지 관련 국제기구, 국가별 전문기관, 해외 전문가와 MOU를 맺고 해외 선진사례 도입을 추진하는 등 국제협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그가 재단 대표를 맡은 지 1년 반이 지났다. 모교 원자력공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친 윤 대표는 야생동식물 보호, 습지보전, 녹색생활 등 다양한 환경운동을 진행하는 민간환경단체 녹색연합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또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분과 민간위원,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신재생분과 민간위원 등을 역임하며 에너지 정책 수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학창 시절부터 불평등, 차별, 환경 등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실질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단체에서 일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2011년 윤 대표가 녹색연합 사무처장으로 일할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를 계기로 그는 에너지에 관심을 갖는 동시에 원자력에 주목했다. 원자력은 장단점이 분명한 에너지원이다. 연료비가 적게 들어 생산성이 높지만 방사성 폐기물이나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아직도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윤 대표는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며 “단지 재단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 사회가 원전의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이 진행한 릴레이 캠페인 ‘에너지로 바꾸는 세상’처럼 우리가 능동적으로 에너지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세상도 따라 바뀔 것이다. 윤 대표가 재단을 통해 마련해 놓은 에너지 소통의 장에서 우리가 마음껏 고민하고 의논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글=황수미 학생기자
사진=최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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