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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 감독 2022-06-20 14:45:06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906   |   추천  130

백전노장의 베테랑 사령탑 “좋은 집보다 튼튼한 집 짓겠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 감독


 



 

 

프로배구 역대 최고령이자 최초 70대 감독,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의 주역. 화려한 타이틀의 주인공은 바로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이하 AI페퍼스) 감독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여자 프로배구 리그에서 10년 만에 창단된 신생팀 AI페퍼스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2007년 대전 KGC인삼공사(전 대전 KT&G 배구단, 이하 인삼공사)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14년 만에 프로배구단 감독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AI페퍼스는 2021년 9월 광주광역시를 연고지로 창단해 V리그 2021-2022 시즌에 첫발을 뗀 여자 프로배구 7번째 구단이다. 10년 만에 출범하는 신생팀인 만큼 구단은 잔뼈가 굵은 베테랑 감독을 물색했고, 최종적으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세계 무대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택했다. “IBK기업은행 배구단 창단 이후 10년 만에 여자 프로배구에서 새로운 구단이 창단돼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반가운 마음입니다. 한편으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여자배구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김 감독에게 전해 들은 창단 과정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그는 지난해 4월 22일 감독으로 발탁된 후 연고지 결정, 외인 드래프트, 선수 수급 등 빠르게 창단 준비를 마쳤다. 선임된 지 5개월 만인 9월 30일 창단식을 했다. 모든 과정이 어려움의 연속이었지만 특히 선수를 구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이미 완성된 선수보다는 장래성 있는 어린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 그는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좋은 집’이 아니라 오래 쓸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지어 전에 없던 새로운 배구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출범 직후 AI페퍼스는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대부분의 배구 관계자들은 바로 출전하기보다는 구단 정비 기간을 더 가지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구단주와 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언젠가 한 번은 맞을 매, 빨리 실전에서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AI페퍼스는 첫 시즌 5승을 목표로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졌다. ‘1승도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5연패 끝에 첫 승을 이뤄냈다. 하지만 곧바로 17연패의 늪에 빠져 고전했다. 이때 김 감독은 “경기에서 진 것이지 인생에서 진 것이 아니다. 다음 시합을 위해 더 의기투합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선수들도 기죽지 않고 매 경기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최선을 다했고, 결국 올해 1월 연패의 긴 사슬을 끊고 홈구장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코로나19로 V리그가 조기 종료된 탓에 3승 28패 승점 11점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신생팀의 패기와 의지는 배구인들 가슴 속에 깊이 각인됐다.



 

AI페퍼스 선수들은 김 감독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부드러운 소통을 위해 김 감독이 지시한 일이다. 그가 손녀뻘인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스스로를 낮추고 편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꼰대라고 칭한다. 심지어 팀의 주장인 이한비 선수는 어느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을 ‘슈퍼 꼰대’라고 말했는데, 그는 오히려 이 모습이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훈련 시간엔 엄한 감독이지만, 그 외 시간에는 벽 없이 선수들과 불만, 칭찬, 고마움까지 모두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어가고 있다. 또 팬들은 그에게 ‘할아방’, ‘할바리니(할아버지+라바리니)’ 등 다양한 별명을 붙여줬다. 그는 “최근 광주에서 진행한 팬미팅에 1200명 정도가 참석했다. 강한 팀이 아닌데도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이번 시즌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평균연령 21세의 어린 팀을 따뜻하게 다독이며 한 시즌을 끌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김 감독의 오랜 연륜에 있다. 그는 11살에 배구를 시작해 배구 명문인 대신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하지만 입단한 지 1년 후 갑작스런 입대, 모교 입학, 수도경비사령부 배구팀 해체 등 온갖 일들이 터졌다. 1970년대 어지러웠던 정치적 상황 탓이었다. 그는 선수 생활을 일찍 마치고 모교로 돌아와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대학 4학년 때 한양여자고등학교 배구단 코치로 시작해 미도파, 태광산업, 인삼공사 등 줄곧 여자배구팀 감독으로 활약했다. 특히 인삼공사에서는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5년 동안 감독을 맡으면서 프로배구 출범 첫 시즌인 2004-2005 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국가대표팀 감독도 여러 차례 맡았는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36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해 여자배구의 새 신화를 썼다.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는 전통적 강호인 터키를 꺾고 최종적으로 4강에 진출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의 기적적인 4강 진출에 전국민적으로 배구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스타 선수였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 IBK기업은행 사건 등 잇따른 배구계의 악재는 국민은 물론 평소 여자배구를 응원하던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여자배구에 대한 사랑을 되찾기 위해 김 감독은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적인 기술 구축과 배구 관련 콘텐츠 제작을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처럼 배구 스타일이 확실한 나라를 따라가기보단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등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배구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는 것도 국내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김 감독은 배구 저변 확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유소년 배구 사업, 초등학교와 중학교 배구 환경 개선 등 현재 배구협회나 프로 연맹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더욱 보완·보강해 아마추어 배구의 저변을 확대해야 합니다. 김연경 선수 같은 배구 스타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면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죠.” 김 감독은 취임 당시부터 유소년 배구 활성화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지난 5월 14~15일 성황리에 개최된 ‘제1회 AI페퍼스배 유소년 배구대회’도 구단과 함께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또 광주 지역의 배구 부흥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광주시청 실업팀 창단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광주시청팀과 유소년팀 창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매월 일정 금액의 사비를 출연하고 있다.

돌아오는 2022-2023 시즌, 창단 2년차인 AI 페퍼스는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갈까. 김 감독은 10승과 중위권 도약이라는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FA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브라질 선수 니아 리드(Nia Reed)와 대형 세터 이고은 선수를 영입하며 두 번째 시즌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창단부터 3S(Smart, Speed, Strong)를 갖춘 팀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최고의 효율을 끌어내면서 기본기에 충실한 배구를 이어 나가면 분명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겁니다. 나중에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는 것이 슈퍼 꼰대로서 제가 할 일이 아닐까요.” AI페퍼스는 그들만의 새로운 배구 문화와 전통을 쓰고 있다.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AI페퍼스는 올 시즌 코트 위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

글=조자경 학생기자

사진=AI페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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