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전립선암, 초기 증상 없어… 40대부터 검사 받아야
박성열 교수(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전립선암은 전 세계에서 남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우리나라에선 전립선암이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다음으로 남성암 발생률 5위를 차지한다.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박성열 교수를 만나 전립선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비뇨기종양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주로 비뇨기 종양과 로봇 수술 같은 최소침습수술 분야에 관한 연구·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전립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르기도 하더라.
“다른 종양에 비해 전립선암은 비교적 순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전립선암이 순한 것은 아니다. 특히 아시아인의 전립선암은 서양인보다 악성도가 더 높고, 임상적으로 진행된 병기의 환자 및 고위험군 비율이 높다.”
우리나라 전립선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나라 전립선암 발병률은 최근 20년간 약 20배나 증가했다.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식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과 일본인이 자국에 사는 사람들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월등히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인종이나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식습관, 특히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인용된다. 우리나라도 육식, 고칼로리 식단 등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전립선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의 고령화도 이유 중 하나다. 60세 이상에서 전립선암의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전립선암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전혀 없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검사를 통해 우연히 전립선암이 조기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전립선암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치료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전립선암은 전립선비대증처럼 배뇨와 관련해 불편감이 생기기도 있지만, 주로 뼈로 전이되기 때문에 허리나 관절이 심하게 아플 수 있다.”
전립선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검사는 없나. 언제쯤부터 받으면 좋은지.
“전립선암의 대표적인 진단 방법인 혈청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 검사는 저렴한 비용에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전립선암의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PSA가 증가한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유무를 확인한다. 또 직장수지검사나 초음파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전립선암에 대한 검사는 일반적으로 40대, 가족력이 있다면 30대부터 받도록 권하고 있다.”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수술은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이 전체 전립선암 수술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로봇 수술은 기존의 개복 수술보다 회복이 빠르고 요실금이나 발기부전과 같은 후유증이 적다. 수술을 원치 않거나 불가능할 경우 방사선치료와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아직 전립선암 치료의 중심은 수술과 방사선치료다. 하지만 치료방법은 암세포의 악성도와 병기에 따라 다양하다. 따라서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은 후 환자, 보호자, 의료진이 한 팀을 이뤄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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