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이 키운 건강한 물, 이제 세계로 뻗어나갑니다”
허철호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이사
비싼 물의 상징과도 같은 프랑스산 프리미엄 생수 ‘에비앙’. 이 세계적인 브랜드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겁 없는’ 신인이 있다. 청정한 제주 용암해
수를 원료로 한 건강한 물 ‘제주용암수’다. 제주용암수는 미국의 제과 전문지 캔디인더스트리(Candy Industry) 선정 ‘제과업계 글로벌 Top 100’에서 우리나라 1위, 세계 14위를 기록한 종합식품기업 오리온이 선보이는 새로운 생수 브랜드다. 사업의 선봉장은 올해 1월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이사로 부임한 허철호 동문. 자타공인 제주도 전문가 허 대표가 말하는 제주용암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제주용암수 사업은 허 대표가 몸담고 있는 오리온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국내 명성을 이어갈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오리온의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후발주자로서 생수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뛰어난 맛과 품질, 유려한 제품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주용암수를 성공한 브랜드로 키워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모교 화학공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삼양사에 입사한 그는 1997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로 자리를 옮겨 삼다수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뒤 2016년 오리온에 입사했다. 허 대표는 제주도개발공사의 굵직한 사업을 두루 키워내며 능력을 입증했다. 공사에 재직하는 동안 삼다수 공장 생산팀장과 삼다수사업본부장, 감귤사업본부장 등을 맡아 뛰어난 성적을 냈다. 당시 삼다수의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40%를 돌파했다. 그는 “시의적절한 사업 환경, 역량 있는 팀원들 덕에 가능했다. 운도 많이 따라줬다”며 겸손해했다.
지금까지 경험한 수많은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건 2008년 삼다수 공장 증설 프로젝트다. “우리나라 최초로 친환경적이면서도 원가를 대폭 낮춘 생수 생산설비를 도입했습니다. 기존에는 생수를 담는 페트병을 먼저 만들고 물로 병 내부를 세척했는데, 이 과정에서 낭비되는 물이 많았습니다. 컨베이어로 이송하면서 오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죠.” 허 대표는 페트병과 생수 주입이 별도로 진행되는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두 작업을 하나의 블록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했다. 삼다수에 이어 다른 업체도 하나둘씩 이 설비를 도입하면서 국내 생수업계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
여타 생수 브랜드와 다른 제주용암수만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그는 ‘청정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른 물에 비해 미네랄 함량이 높은 제주 용암해수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칼슘, 마그네슘, 칼륨 같은 필수 미네랄은 물론 셀레늄, 게르마늄, 실리카 등 희귀 미네랄 함량도 높다. 바닷물이 제주도 화산암반층을 통해 여과되면서 몸에 좋은 미네랄이 이온화 형태로 함유되고 유해물질은 자연스레 걸러졌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자체 수처리 기술을 접목해 염분을 제거하고, 목 넘김이 좋은 pH 8.1~8.9로 약알칼리화했기 때문에 우리 몸을 중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오리온제주용암수는 2016년 제주용암수 사업권을 인수했다. 그러나 시판 단계에서 삼다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제주도청이 제주용암수의 국내 오프라인 판매를 불허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결국 제주용암수는 해외 진출에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첫 번째 시장으로는 베트남이 선정됐다. 베트남은 코로나19 영향을 적게 받은 데다, 제사상에 오리온 초코파이가 올라갈 만큼 오리온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정수 시장이 연 12.4%씩 성장하고 있는 물 부족 국가라는 점 또한 수출국 선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허 대표는 제주용암수의 해외 시장 안착에 낙관적이었다. “오리온은 베트남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미주와 유럽을 비롯한 세계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 네트워크가 탄탄한 덕에 제주용암수의 해외 진출도 차질 없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베트남을 전초기지 삼아 “올해 상반기 내 중국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한 제주도청과의 갈등은 다행히도 최근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5월 22일 오리온은 제주용암수 판매 이익의 20%를 제주도에 환원해 도 발전과 홍보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제주용암수 법인은 용암해수 산업단지를 운영하는 제주테크노파크와 원수 공급·사용 계약을 맺었다. 하루 200t의 용암해수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온·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선수입지(先須立志). ‘무슨 일을 하려거든 먼저 모름지기 뜻을 세우라’, 즉 목표를 세우고 방향을 정해 굳세게 정진하라는 의미다. “제주용암수 사업에 임하는 저 자신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모교 동문들과 졸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전문가의 노력과 최첨단 과학이 접목된 제주용암수가 앞으로 인류 건강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김한주 학생기자
사진=오리온제주용암수 제공
[출처] 허철호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이사|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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