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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터뷰] ‘음식을 공부합니다’ 저자 주영하 동문 2022-03-21 15:30:07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452   |   추천  108

12가지 음식을 통해 배우는 음식 공부법

주영하 ‘음식을 공부합니다’ 저자 ㅣ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인간은 단지 살기 위해 음식을 먹지 않는다. 다른 동물과는 달리 우리는 요리를 하고, 여럿이서 함께 식사를 한다. 음식을 영양학적 관점뿐만 아니라 문화, 사회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35년 넘게 역사학‧문화인류학‧인문학의 시선으로 음식을 해석하고 연구한 ‘음식 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최근 신간을 발표했다. 이번 책 ‘음식을 공부합니다’에서 주 교수는 역사와 문화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음식 공부법 12가지를 소개한다.

‘음식을 공부합니다’는 지난해 EBS의 강연 프로그램 ‘클래스e’에서 주 교수가 강의한 ‘음식 인문학’의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해서 엮은 책이다. 그는 음식을 공부하는 방법 12가지를 소개하면서 각각의 방법에 가장 적절한 음식 한 가지를 사례로 들었다. 예를 들면 1강 ‘라몐, 라멘, 라면?’에서는 라면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이름의 내력을 따져보라고 권한다. 11강에서는 전주비빔밥을 예로 들어 음식이 유명해진 곳이 어딘지를 찾는 과정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지식을 얻는 방법을 알려준다.

주 교수는 “산업화로 인한 삶의 변화와 음식을 관련지어 공부하는 것도 식견을 넓히는 좋은 방법”이라며 9강 ‘입하 전어에서 가을 전어로?’를 독자들에게 추천했다. 조선 후기 사람들은 양력 4~6월에 전어구이를 즐겨 먹었다. 20세기 들어와서 ‘가을 전어’라는 말이 생겼는데, 이렇게 즐겨 먹는 시기가 변한 이유가 무엇일까. 전어를 잡는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먼 바다로 나가 어업을 할 수 있는 설비와 기술이 없어 4~6월 산란하기 위해 갯가에 몰려든 전어를 잡았다. 20세기 어업의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가을에 먼 바다로 나가 기름기 많고 고소한 큰 전어를 잡기 시작했다. 그는 “멸치, 청어, 꽁치, 명태도 전어와 비슷한 역사적 과정을 거쳤다”며 “음식을 공부할 때 근대적 변화에 주목하지 않으면 많은 역사적 사실을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지금까지 펴낸 수많은 책들을 따라가다 보면 음식을 통해 문화와 역사를 알아가는 방법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2005)’는 김홍도, 신윤복 등 조선시대 화가들이 그린 풍속화를 다양한 문헌과 대조하면서 당시 식생활과 함께 음식의 역사를 다뤘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2018)’에서는 사회학의 새로운 이론을 음식 공부에 접맥했다.

 

양반다리 자세로 앉아 다같이 찌개를 떠먹으며 술잔은 돌려야 제 맛이라는 한국인은 언제부터 이렇게 먹어왔는지, 그동안 답하기 곤란했던 한국인의 식사 방식과 습관에 대해 명쾌한 해석을 내놨다. ‘식탁 위의 한국사(2013)’에서는 20세기 전반부 식민지기에 주목하면서 현재의 눈으로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인의 식탁에 오른 음식을 살폈다.

주 교수는 음식을 연구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자세 중 하나가 맹목적인 자문화 중심주의라고 말한다. “자문화를 연구할 때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경계해야 해요. 한국 음식이 무조건 좋다는 내용의 강연이나 학술 발표 요청을 받았을 때 제가 거절하는 이유죠.

 

예를 들어 한국인은 발효된 음식을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서양인들은 부패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외국인의 시선에서 한국 음식을 바라보면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그 차이를 연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음식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지식을 쌓기보다는 타인을 바라보고 자신을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음식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생긴 부작용도 있다. 불어난 몸무게와 종종 입맛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주 교수가 동아시아 지역 음식의 비교연구를 진행할 때면 현지에서 그들과 함께 일정 기간 살면서 음식을 직접 맛보고 이야기를 듣는다. 이렇게 현지 연구를 진행하면 몸무게가 10kg씩 늘어나는 일은 다반사다. 또 온갖 향신료의 향연에 기진맥진하기도 하고, 낯선 오지에서는 사람이 먹을 수 있을까 싶은 음식을 먹는 경우도 있다. 주 교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생소한 음식을 접하니 처음엔 거부감이 있었지만, 이젠 좋아서 찾아먹기도 한다”며 “모든 음식을 선입견 없이 대하다 보니 오히려 입맛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느낌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주 교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학대학원 문화예술학부 민속학 교수 겸 장서각 관장을 맡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1978년 교육부가 설립한 교육연구기관으로, 한국문화의 본질을 연구하고 주체적 역사관 및 건전한 가치관을 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 교수는 이곳에서 국내외 학생들에게 민속학을 가르치고, 조선시대 고문헌을 관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한다. 그는 논문보다 책을 더 많이 쓰는 교수다. 지금까지 낸 책이 10권이 넘는데 이 중 몇 권은 외국어로 번역해 해외에 출판할 계획이다.

 

다음 책에서는 그동안 모아온 여러 식당들의 메뉴판을 토대로 음식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볼 생각이다. “책 한 권을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요. 5~6년 동안 구상을 하고 자료를 모으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죠. 제 머릿속에는 지금도 잘 익어가는 술독이 여러 개 있어요. 이젠 제가 오랫동안 축적한 연구 결과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제 책을 읽은 독자들이 건강한 시선으로 문화를 바라보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해요.”

글=김수미 학생기자

사진=이봄이 기자

 

[출처] [저자인터뷰] ‘음식을 공부합니다’ 저자 주영하 동문|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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