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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동 '경이로운소문' 감독 2022-03-23 13:52:06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847   |   추천  102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만남은 끊기고 평범한 일상도 사라진 지금, 헛헛한 마음을 달래줄 매력적인 콘텐츠가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고 있다. 작년 12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대한민국콘텐츠대상’을 열고 한 해 동안 국내 콘텐츠산업 발전에 공헌한 업계 종사자와 우수 작품을 시상했다. MBC 간판 예능 ‘구해줘! 홈즈’를 연출한 임경식 PD, 넷플릭스 화제작인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연출한 유선동 감독이 방송영상산업발전 유공자에 선정돼 문체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장르 넘나드는 탁월한 이야기꾼

유선동 감독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국내 드라마 시장은 ‘히어로물’ 불모지였다. 화려한 CG기술도, 독자적 세계관과 두터운 팬층을 구축한 원작 코믹스도 없으니 “한국형 히어로물은 흥행하기 어렵다”는 게 세간의 평가였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영화·드라마 시장에서 심심찮게 쏟아진 한국형 히어로물 가운데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020년 11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방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큰 기대가 없었던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OCN에서 두 달여간 방영된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평범한 국수집 직원으로 위장해 악귀를 물리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액션 판타지물이다.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한 여느 작품들처럼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경이로운 소문’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한국형 히어로물=흥행필패’ 공식을 깼다. 최고 시청률 11.9%로 OCN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넷플릭스 월드와이드 톱10에 오르며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엿봤다.

‘경이로운 소문’을 연출한 유선동 동문이 지난해 12월 열린 ‘대한민국콘텐츠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형 히어로물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 비결은 정서적 측면에 있다.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과 함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샌가 시청자들도 함께 분노하고, 울고, 웃음 짓게 된다. 이는 서양색이 진한 히어로물에 한국인의 정서를 녹여내기 위한 유 동문의 의도적 연출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경이로운 소문’의 매력 포인트가 됐다. “휴머니즘 정서가 강한 한국인의 다이내믹한 희로애락 감정을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의 틀 안에 꾹꾹 눌러 담고자 했어요. 마블의 ‘어벤저스’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학교·가정·직장 내 폭력을 해결해주진 못하는데,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들이 이를 응징하는 걸 보며 시청자들이 쾌감을 느낀 것 같아요.”

하지만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흥행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통상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흥행하기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진 않다. 원작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되레 독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도 캐스팅 과정에서 배우들이 원작 캐릭터의 이미지와 다르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유 동문의 생각은 달랐다. 원작 웹툰과 드라마는 분명 달라야 했다. 뻔한 캐스팅과 평이한 연출로 평면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웹툰 속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 숨 쉴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리허설을 여러 차례 진행하는 등 배우와 캐릭터가 일체화하는 과정에 많은 힘을 쏟았죠. 원작엔 없는 에피소드를 넣기도 했는데, 그것도 서사를 부여해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어요. 물론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컸습니다. 그 덕분인지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엔 평가가 바뀌었어요.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죠.”

히어로물의 핵심 볼거리 중 하나인 화려한 CG도 고민거리였다. 특히 ‘융’ ‘땅이 흐른다’ 등 원작에서 만화로 표현된 형이상학적인 개념들을 어떻게 현실에서 실감나게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유 동문은 “매회 액션과 CG가 많은 작품이었는데, 특히 고층 옥상에서 점프하는 경우 마블에서는 CG로 만든 3D 캐릭터가 연기하겠지만 우리 작품에선 실제 배우가 와이어를 차고 뛰었다”면서 “찍을 땐 힘들었지만 정해진 예산과 시간이라는 현실적 한계가 외려 실감나는 영상을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유 동문은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큰 상을 받긴 했지만 사실 그를 드라마 연출가로만 국한하긴 어렵다. 어쩌면 그에겐 ‘이야기꾼’이라는 호칭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유 동문의 작품세계엔 장르의 경계가 없어서다. 유 동문이 이름을 처음 알린 건 그의 단편영화 ‘VS’를 통해서다. 이 영화로 대한민국 영상대전, 디지털영상제, 미국 블랙마리아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그 이후 ‘미스터 주부 퀴즈왕’ ‘고사-두 번째 이야기’ ‘0.0MHz’ 등의 영화를 연출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과 ‘내 심장을 쏴라’의 각본도 그의 작품이다. 드라마와 영화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수상한 그의 첫 소설 ‘도둑맞은 책’은 연극과 웹툰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드라마와 영화, 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유 동문에게도 최근 콘텐츠 시장의 변화는 흥미롭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등 OTT의 등장으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바뀌면서 매체 간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 동문은 “라디오에서 기원한 드라마와 사진에서 기원한 영화의 태생적 차이가 지금도 남아 있는데, 이를테면 여전히 드라마는 스토리텔링이, 영화는 영상이 주가 되는 매체로 느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OTT를 통해 점점 그 경계가 희미해질 것이고, 창작자는 ‘이 이야기에 가장 적합한 형식은 무엇인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 동문은 “OTT의 등장 이후 변화하고 있는 콘텐츠 시장이 창작자에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창작자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큰 시기입니다. 콘텐츠 창작자로서 환영할만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어떤 산업이든 생물처럼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게 마련입니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도 창작자의 능력일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떤 의미가 있는 작품을 하느냐’는 창작자의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는 점입니다.”

유 동문은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로 우리들을 울고 웃게 만들까. 유 동문의 다음 이야기는 현재 집필 중인 두 번째 소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한국형 히어로물 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쓴 ‘경이로운 소문’의 두 번째 시리즈도 내년쯤 방영될 예정이다. ‘작은 휴식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오랜 시간 대중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호흡했던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유 동문. 그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글=전지민 학생기자

사진=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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