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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의 다섯 가지 시선’ 저자 조은미 동문 2023-03-05 07:34:27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642   |   추천  182

인사 전문가가 알려주는 ‘슬기로운 직장생활’

조은미 ‘인사의 다섯 가지 시선’ 저자, 한국애브비 인사부 총괄전무


 



 

경쟁이 치열한 직장 내에서 타인의 성장을 돕는 곳이 있다. 바로 인사부다. 인사(人事)라는 이름처럼 채용, 교육, 평가 등 사람과 관계된 업무를 수행하는 이곳은 인재를 키우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회사의 발전을 이끈다. 26년간 다양한 글로벌 기업 인사 담당자로 일한 조은미 동문이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고 일의 의미를 찾고 싶은 30대 직장인을 위한 책, ‘인사의 다섯 가지 시선’을 출간했다. 신입사원을 벗어나 장래 커리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경력 개발과 사내 인간관계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실마리를 제시했다.

 



사실 인사부만큼 직장인과 가까운 부서도 없다. 입사부터 퇴사까지 모든 직원의 처음과 끝에는 인사부가 있다. 하지만 직원을 평가하고 관리한다는 점 때문에 인사부와 인사 담당자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찾아가 도움을 받고 싶어도 행여 고과에 영향을 줄까 망설이다 상담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조 동문은 오랫동안 인사 업무를 하면서 인사부가 ‘가깝고도 먼 부서’라는 생각에 자주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젠 먼저 찾아오지 않으면 선뜻 손을 내밀기도 곤란해졌다. 원하지 않는데 나서서 가르치는 꼰대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딱딱한 인사 담당자가 아닌 직장생활 선배로서 진솔하게 커피 한잔하며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글로 묶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모임이 줄면서 개인 시간이 늘어난 것도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책에서는 인사의 다섯 가지 시선을 자존감, 성장, 관계, 다양성, 삶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한다. 조 동문은 특히 성장의 출발이 자존감에 있다고 강조한다. 자존감은 나를 움직이는 힘이자 타인을 존중하는 밑거름이다. 자신의 가치, 그리고 다른 사람이 지닌 가치를 잘 아는 이는 남을 끌어내리지 않고 함께 성장하며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간다. 가끔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는 사람 중에는 업무 외의 것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사내 정치에 힘을 쏟는 이가 있는데, “회사에서 일을 정말 잘하는 사람은 남을 끌어내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조 동문은 말한다. 건강한 자존감을 토대로 업무에 임하고, 다양한 동료들과 공존할 때 비로소 일로써 내가 바라는 삶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 베테랑으로 평가받는 그가 채용 면접 시 가장 눈여겨보는 요소는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이다. 학습민첩성은 쉽게 말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서 새 지식과 업무를 배울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들을 관리하고 협업하는 능력, 복잡한 과정을 단순명쾌하게 풀어내는 능력, 처음 접한 지식을 받아들여 시대 변화에 발맞추는 유연한 사고 등이 학습민첩성에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경력직의 인사 평가에도 적용된다. 일을 잘하는 사람과 못한 사람의 차이 역시 학습민첩성과 관련이 높다. 소위 ‘스펙’은 화려하지만 막상 입사 후 업무 성과가 낮거나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조 동문은 그 원인으로 문제해결력 부재를 꼽았다. 학력, 외국어, 자격증 등 ‘하드 스킬’은 높아도 의사소통 능력이나 창의성 같은 ‘소프트 스킬’이 부족한 경우다.

평생직장을 갖는 것이 더 이상 성공한 삶의 척도가 되지 않고, ‘직장이란 언제든 내가 원하면 그만둘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2030 세대에서 이직과 조기 퇴사가 증가하고 있다. 인사 관리자라면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당연한 트렌드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나쁘게 보진 않는다. 개인의 브랜드만 있으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일할 수 있는 시대지 않나. 다만,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직장은 다니지만 정해진 시간 동안 주어진 일만 하겠다는 업무 태도)가 확산되는 건 안타깝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은 그 안에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에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다. 당시의 배움이 나중에 소중한 자산이 되고, 이직하더라도 전 직장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조 동문은 1997년 한국리더십센터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이베이, 아스트라제네카, 라이나생명, 이콜랩 한국지사를 거쳐 2021년 9월 한국애브비에 합류했다. 컨설턴트 시절 기업체 인사 담당자를 고객으로 만난 것을 계기로 30살부터 지금까지 줄곧 인사 외길을 걷고 있다. 그는 “숫자나 기계가 아닌 사람을 통해 조직을 변화시키는 데 보람을 느꼈다”며 “인사는 내 운명”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없어져도 사람은 남는다. 내가 어디서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는 이력서 한 장으로 남지만, 그때 만난 사람들이 내게 내밀어준 손길은 내 인생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사가 매력적인 이유는 누군가의 커리어에, 어쩌면 그 사람의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를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 아닐까.”

그는 과거 자신이 그랬듯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힘겨운 직장생활을 버티고 있을 후배들에게 “수많은 잠 못 드는 밤을 보내야 한다”는 담담한 위로를 전했다. “강인한 사람은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나지 않는다. 살면서 얻은 경험들이 사람을 강하고 현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바보 같은 경험은 하나도 없다. 오늘 하루가 고단했다면 그만큼 여러분이 멋지게 성장하고 있다는 뜻일 테니 기죽지 말고 힘내시길 바란다.”

조 동문은 인사의 다섯 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젊은 직장인을 위한 커리어 코칭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책 판매 수익금은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지원하는 복지시설에 전액 기부했다.

글=김이재 학생기자

사진=본인 제공

[출처] [저자 인터뷰] ‘인사의 다섯 가지 시선’ 저자 조은미 동문|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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