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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호 한국관광공사 관광디지털본부장 2023-07-19 11:11:08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1252   |   추천  193

“K-콘텐츠 활용해 한국 관광의 부흥 이끌 것”

2023년 외국인 관광객 천만 향해…다시 찾고 싶은 한국 만들고파

 

유진호 한국관광공사 관광디지털본부장




 

 

외국인은 왜 한국을 여행할까. 외국인 관광객 중 반 이상이 한국문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최근 올 1분기 외래관광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한국 전통문화를 접하고 나서’(35.6%),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30.5%)가 1~2위로 꼽혔다.

 

유진호 한국관광공사 관광디지털본부장은 “우리의 전통문화, 음식, 음악, 드라마 등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면서 그 관심이 한국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인기 있는 K-콘텐츠를 여행과 결합하고, 한국의 개성과 장점을 홍보해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게 만드는 것이 관광디지털본부가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제작

유 동문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올 1월부터 관광디지털본부장을 맡고 있다. 준정부기관인 관광공사에서 본부장은 일반 직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으로, 한양대 출신은 25년여 만이다. 관광디지털본부는 새롭고 다양한 국내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세계에 알려 한국 관광을 홍보한다. 비유하자면 전쟁에서 보급부대 같은 역할이다. 전쟁 시 후방에서 필요한 식량, 무기 등 자원을 지원하는 보급부대처럼 관광산업의 총알, 즉 콘텐츠를 개발‧가공해 해외 지사, 여행사, SNS 채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 이를 이용해 관광 콘텐츠를 만든다.

 

수려한 경관을 뽐냈던 팽나무와 우영우 김밥집 등 드라마 촬영지를 포함해 그 주변 맛집과 가볼 만한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엮는 것이다. 내국인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표적인 여행 정보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도 운영 중이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100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빅데이터 기반 AI 추천 여행지 및 코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통신, 내비게이션 등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각 지역의 행정동 단위까지 관광객 통계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홍보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인바운드 관광업계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한국을 알리기 위한 해외 광고를 제작해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홍보한다. 올해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광고를 제작했다.

 

관광디지털본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에 업로드된 짤막한 광고 시리즈 4편은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3700만회를 넘어섰다. 유 본부장은 “세계적인 배우 이정재가 등장하는 광고 속에 한국 음식, 춤, 음악 등을 녹여내 자연스레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싶도록 만들었다”며 “이런 광고들이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지만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관광통합 마케팅 플랫폼 ‘Visit Korea’는 8개 언어로 기초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연평균 1500만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 7월 5일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고객이 직접 여행 코스를 설계하고 지자체, 여행사 등이 플랫폼 내에서 자체 채널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코로나 이후 변화된 관광 트렌드를 반영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로나 시대, 중국서 한국 홍보 주력

유 본부장은 1992년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해 30년 동안 한류콘텐츠실장, 관광상품실장, 베이징지사장, 광저우지사장, 타이베이지사장 등을 지냈다. 중국, 대만, 홍콩에 나가 있었던 기간만 총 12년 정도다. 그가 베이징지사장으로 근무한 지 반년쯤 지났을 때 코로나가 터졌다.

 

관광업계엔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악재로 기억되는 이 바이러스는 2년 동안 전 세계인의 발을 묶었다. 유 본부장도 베이징에 고립됐다. 힘든 상황에서도 그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중국에서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일을 이어갔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한국을 소개하는 ‘랜선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생방송 중 관광상품도 소개하는 이른바 ‘라이브 커머스’로 약 170만명의 중국인이 시청했다. 베이징 현지에서도 중국인들이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갖도록 다양한 소재를 발굴했다. 중국 전역의 BTS 팬클럽과 함께 ‘BTS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그는 K-Pop에 대한 애정이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라서 활동에 제약이 많았어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요. 베이징지사에서 코로나 이후를 준비했어요. 끊임없이 홍보해야 한국이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죠. 코로나가 끝나면 중국인 관광객이 바로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19년 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한 ‘한중우호의 밤’ 행사는 그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유 본부장이 중국동남아팀에 근무할 때 중국에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을 관광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2004년 7월 15일 보아, 강타, 동방신기, 이정현 등 당시 최고의 스타들이 무대에 올랐는데,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최초의 외국 대중가수 콘서트였다. 함께 진행된 앙드레김 패션쇼에도 한류 열풍의 주인공인 배우 이영애, 이서진이 참여해 중국인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중국 국가기간방송사인 CCTV에서 방송됐으며, 7000여명의 관객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유 본부장은 이날 들었던 관객들의 함성과 한국 교민들의 감격 어린 눈물이 아직도 생생하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천만 목표

2019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750만명, 관광외화 수입 215억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듬해 2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핑크빛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혔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외국인 관광객은 약 442만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회복을 향한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올해 목표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하는 것이다. 그는 “분명 힘든 상황이긴 하다. 지난 1~2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예상보다 적었지만, 보통 하반기에 더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방문율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 뒤 한국에 더욱 호감을 느끼고 다시 찾게 만들어야 하는 게 더 큰 과제인 것이다.

유 본부장은 코로나를 지나면서 급속하게 디지털로 전환한 시대에 관광업계가 대응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본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인 K-콘텐츠를 개발하고 더욱 발전시켜 관광산업에 접목하는 일에도 계속 주력할 계획이다. “드라마, 영화, 노래, 뷰티 등 모든 단어 앞에 K만 붙이면 마법처럼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시대가 왔어요. 한국의 콘텐츠가 가진 힘이겠죠. 좋은 재료를 잘 가공해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여행지 리스트’에 올리도록 하고 싶습니다.”

 

글=이봄이 기자

사진=최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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